서울시와 충청남도가 은퇴한 서울 시민에게 생활 인프라를 갖춘 보령시 주택을 제공하는 ‘골드시티’ 사업을 추진한다. 충남은 인구 유입과 지역 개발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서울은 빈 주택을 임대주택 등으로 활용해 주거난을 완화할 수 있다. 서울시는 미래 인구변화에 대응한 지역 상생형 주택공급 정책을 꾸준히 개발·확대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청남도지사와 이같은 내용의 ‘상생발전을 위한 우호교류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충남도, 보령시, 서울주택공사, 충청남도개발공사와 골드시티 업무협약을 맺었다.
귀촌 신도시를 뜻하는 ‘골드시티’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방 상생형 주거정책 모델이다. 초고령사회와 지방소멸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데, 고령 은퇴자 등 서울 시민에게 충남 보령의 주택을 제공한다. 이들이 서울에 보유한 주택은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미래 수요에 대비하는 새 주거정책이다.
서울시와 충남도는 귀촌 신도시에 종합병원과 요양시설 등 인프라를 조성해 이주를 지원한다.
충남도의 골드시티 사업지로는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진 보령시가 선정됐다. 서울시는 앞서 강원 삼척과도 골드시티 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약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보령시에도 삼척시와 유사한 규모인 약 3000세대가 건설될 계획이다.
충남 보령은 지난해 6월 기준 인구 9만9600명의 소도시로 행정안전부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골드시티가 유치되면 인구 증가로 인한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이 기대된다.
서울시와 충남도는 골드시티 후보지를 추가로 조사하고 선정하며 골드시티 정책의 효과를 분석하는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서울과 지방이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지사는 “충남과 서울이 지방정부 주도 발전의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는 협약을 맺었다”며 “2025∼2026 충남방문의 해를 비롯한 충남의 사업에 날개를 달고, 인구소멸 문제 등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과 충남이 서로 도우며 더 좋은 정치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가자고 의기투합해 만든 자리”라며 “자연환경과 교통, 의료기관 등을 고려한 최적의 입지를 선정한 뒤 유관기관이 협력해 골드시티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