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로부터 물리적인 폭행을 당해 다치는 교사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 침해 사건이 100건 발생하면 이 가운데 15건은 교사가 학생 등으로부터 손찌검 당하는 사례였다. 지난해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로 충격을 받은 교사들이 더 참지 않고 외부로 피해 사실을 알린 결과 등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학생의 폭력성 증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인을 파악해보기로 했다.
교육부는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를 앞둔 17일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 현황’을 발표했다.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열리는 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 3월 28일~6월 30일 3개월 동안 모두 1364건 개최됐다. 교권 침해 유형을 보면 ‘모욕·명예훼손’이 372건(27.3%)으로 가장 많았다. ‘교육활동 방해’가 357건(26.2%), ‘상해·폭행’ 203건(14.9%), ‘성적 굴욕감·혐오감’ 103건(7.5%) 순이었다.
상해·폭행 유형은 발생 빈도와 비율 모두 뚜렷한 증가 추세다. 2019학년도 248건(9.3%)에서 2020학년도 113건(9.4%)로 줄어들었다가 2021학년도 239건(10.5%), 2022학년도 361건(11.9%), 지난해 503건(10%)로 껑충 뛰었다. 올해의 경우 학기 초 3개월 동안 200건을 넘어섰다. 하루 한 번꼴로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추락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 맞는 교사’들이 더는 참지 않겠다며 나섰다는 것이다. 교권보호위 업무가 지난 3월 28일부터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넘어갔다. 바뀐 교권보호위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이 정도 사안이면 물리적 폭행’이라며 과거보다 엄격하게 판정했을 수 있다. 학생 정신건강 문제가 악화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해·폭행 건수와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면밀하게 이유를 따져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