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은 ‘호랑이’ 사냥꾼이 맞았다…우즈 “가장 뼈아픈 패배 안긴 선수는 양용은”

입력 2024-07-17 14:19
타이거 우즈. AFP연합뉴스

“양용은에게 패배를 당한 뒤 회복할 때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9년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양용은(52)에게 당한 역전패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번 시즌 마지막 메이저 골프대회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G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우즈가 2009년 대회를 소환한 것은 올 US오픈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위로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우즈는 올 디오픈에 출전한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즈는 “나는 그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역전패를 당한 적이 없었다. 당시 나는 선두였다”라며 “양용은에게 패배를 당한 뒤 회복하기까지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우즈는 지난 6월 US오픈에서 역전패한 매킬로이를 위로하기 위해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매킬로이가 US오픈 직후 전화번호를 바꾸면서 우즈의 메시지는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즈는 “나도 많은 퍼팅을 놓쳤다. (은퇴한 미국프로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도 많은 슛을 놓쳤다. 중요한 것은 계속 위닝샷을 쏘는 거다. 그리고 나도 여전히 마지막 퍼트를 하고 싶다”는 말로 매킬로이를 위로했다.
로리 매킬로이. 로이터 연합뉴스

매킬로이는 US오픈 마지막날 한 때 2타 차이로 선두를 내달렸으나 마지막 18번 홀에서 1.2m 가량의 파퍼트를 놓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준우승에 그친 매킬로이는 당시 대회 직후 곧바로 대회장을 떠난 뒤 SNS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전한 셈이다. 그는 “골프 경력 17년 중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라고 충격적인 패배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한편 매킬로이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람과의 연락을 피하려고 US오픈이 끝나고 이틀 뒤에 전화번호를 바꿨다”면서 “오늘 우즈가 말해주기 전까지 격려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인생에서 우즈는 놀라운 존재다. 기쁠 때나 나쁠 때나 항상 좋은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우즈를 향한 늦은 고마움을 전했다.

2000년과 2005년, 2006년 디오픈에서 우승한 우즈는 한국시간 18일 오후 10시 37분 잰더 셔플레, 패트릭 캔틀레이(이상 미국)와 함께 대회 1라운드를 시작한다.

2014년 대회 우승자인 매킬로이는 한국시간 18일 오후 6시 9분 맥스 호마(미국), 티럴 해턴(영국)과 티샷을 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