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7일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소환해 밤샘 조사를 벌인 지 8일 만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SM엔터 주식을 매수하겠다는 안건은 보고받았지만 구체적인 매수 과정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같은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먼저 재판에 넘겼다. 배 대표는 자본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이었고 불법성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이 건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을 확보하려 진행했던,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 매수였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향후 구속전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