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AI… 2분기 실적 주춤 통신사, 데이터센터로 돌파구 모색

입력 2024-07-17 06:23 수정 2024-07-17 06:26

이동통신업계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통신시장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AI 데이터센터 등 매출 확대가 향후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인 ‘Smart Global Holdings(SGH)’와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보통주 전환을 통해 약 10%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SGH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SK텔레콤은 “대규모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 거대언어모델(LLM) 발전에 따라 대량의 GPU가 요구되고 AI 클러스터 구축의 난이도와 복잡성이 높아지는 등 전문적인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자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SK텔레콤의 AI 투자 중 최대 규모다. SK텔레콤은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1억 달러),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2000만 달러), 생성형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1000만 달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 AI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3억 달러 이상이다. 앞서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LG유플러스도 오는 2028년까지 AI 데이터센터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5년 개소한 국내 최대 규모 평촌메가센터에 이어 지난해 평촌2센터를 구축하고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다. 또 경기 파주에 축구장 9개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2027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KT는 2년 안에 데이터센터 3곳을 추가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와 영천 데이터센터, 내후년엔 경기 부천에 데이터센터를 연다.

이통사가 일찌감치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린 건 통신시장 수익성 악화에 따른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통 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283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283억원)보다 3.3% 줄어들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4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KT(5281억원), LG유플러스(2573억원)는 각각 7.7%, 11.5% 감소할 전망이다. 이통 3사 모두 유무선 매출 성장률이 1%대에 머물러 있는 데다 5G 가입자 증가세도 올해 들어 1% 미만으로 떨어졌다.

반면 데이터센터 사업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는 올해 719메가와트(㎿)에서 2030년 1589㎿로 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매출도 8조5991억원에서 11조461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