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주춤하면 지마켓 뜨나…문제는 매력

입력 2024-07-17 00:01 수정 2024-07-17 00:01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이하 알테쉬)이 상품 안전성·가품 논란으로 이용자 수가 정점 대비 줄어드는 등 상승세가 한풀 꺾인 틈을 타 국내 토종 오픈마켓이 부활을 노리고 있다. 가격 경쟁에서 알테쉬를 앞지르긴 어려운 만큼 플랫폼 신뢰도를 내세워 C커머스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17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기준 1인당 결제추정액을 분석한 결과 G마켓·옥션이 16만7202원으로 가장 높았다. 티몬은 16만3754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쿠팡(14만1867원), SSG닷컴·이마트몰·신세계몰(13만1393원), 11번가(8만2829원), 위메프(7만6267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알리(3만4547원)와 테무(7110원)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1인당 결제추정액은 플랫폼별 전체 결제추정액을 활성 이용자 수로 나눈 값으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의 구매 활동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용된다. 1인당 결제추정액이 높으면 소비자가 플랫폼을 방문하면서 실제로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런 점을 파고들어 ‘믿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알테쉬를 둘러싼 상품 안전성·가품 문제 등이 구매율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 것이다.

G마켓은 정형권 대표 체제 하에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취임 일주일 만인 15일 첫 영업전략으로 ‘가격 인하 시그널’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상품의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 수준인지 알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것이다.

가격 인하 시그널은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판매가격이 30일 내 평균가격보다 낮아지면 노출된다. “오늘 8000원 저렴해졌어요” “30일 내 가장 저렴한 가격이에요” 등 메시지가 뜨는 방식이다.

다른 국내 기업들은 국산 디지털·가전 제품을 무기로 C커머스에 대항하고 있다. 고가 제품군의 판매량은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4월 전국 만 18세 이상 소비자 중 최근 1년 이내에 알테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알테쉬에서 구입한 전체 상품 중 가전 제품 판매 비중은 9.2%에 그쳤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쇼핑은 오는 24일까지 가전·디지털 쇼핑 축제 ‘메가디지털세일’을 열고 생활가전, IT 기기 등을 최대 32% 중복 할인해 판매한다. 1000여 종의 인기 제품을 추려 경쟁력을 높였다.

다만 국내 오픈마켓의 반등 여부에 대해 아직까진 확신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의 거의 유일한 약점은 판매 제품의 품질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 점을 공략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알테쉬의 저가 공세를 버텨내려면 단순히 신뢰도를 제고하는 전략을 넘어 소비자를 끌어당길 정책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