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미국과 중국 증시에서 ‘밈 주식(유행성 주식)’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소프트웨어 기업 ‘천대지성(川大智胜)’의 주가가 지난 15일 상승 상한 폭(10.0%)까지 급등했다. 천대지성은 항공과 교통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미국 대선 결과와 실적의 연관성이 낮다. 이날 천대지성은 “(주가 급등) 이유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상승은 천대지성의 이름 덕분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터랑푸(特朗普)’로 쓴다. 중국 외 중화권을 중심으로는 발음이 쉬운 ‘촨푸(川普)’도 사용한다. 이에 천대지성은 ‘트럼프(川)가 큰 지혜로(大智) 이긴다(胜)’로 읽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베이징 투자은행 샹송 앤 코(Chanson & Co)의 셴 멍(Shen Meng) 전무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진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에서는 과거에도 기업 이름을 미 대선 흐름과 연관 지어 투자하는 사례가 있었다. 중국 가전업체 오가마(澳柯玛)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2008년 그의 당선 직후 급등한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 주가가 31.37% 급등했다. 장 초반에는 50% 넘게 상승 폭을 키우기도 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트럼프가 출시한 SNS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다. 트루스 소셜은 적자를 내고 있지만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며 주가가 급등하는 밈 주식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