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범이 왜 거기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광고 삭제

입력 2024-07-15 18:24
미국 뉴욕 맨하탄에 있는 블랙록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저격한 20대 남성이 출연한 자사 TV 광고를 뒤늦게 확인하고 삭제했다.

블랙록은 총격범 토마스 매튜 크룩스(20)가 등장한 2022년 광고를 삭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광고는 펜실베이니아주 베델 파크 고등학교에서 촬영됐다. 당시 이 학교 3학년이었던 크룩스는 30초짜리 광고에서 두 차례 화면에 비쳤다. 어두운색 후드 스웨트셔츠를 입은 그는 경제학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교실에서 책상을 앞에 두고 의자에 앉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대사는 없었다.

블랙록은 “2022년 베델 파크 고등학교의 한 교사를 중심으로 하는 광고를 내보냈는데 이때 크룩스를 비롯한 학생 몇 명이 무급으로 배경에 잠시 등장했다”며 “피해자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저격범 토마스 매튜 크룩스의 고등학생 시절 사진. AP연합뉴스

이 영상은 블랙록이 회사의 업무를 대중에 설명하기 위해 2022년 가을 시작한 TV 및 온라인 광고의 일부였다. 블랙록이 공립학교 교사들의 퇴직연금 자산을 관리하고 있음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이 광고는 ‘미국인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문구로 끝났다. 같은 목적으로 촬영한 다른 광고에는 플로리다주 소방관이 등장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크룩스는 전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야외 집회에서 유세 연설 중이던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자동 소총으로 저격했다. 그는 현장에서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사살됐다.

이날 총격으로 유세 참관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를 관통당했다.

블랙록은 “모든 종류의 정치적 폭력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미국에서 (상대에 대한) 정중함과 단결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