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비꼰 러시아 “우크라 줄 돈 경찰에 보태”

입력 2024-07-15 00:0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12월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과 관련해 “미국은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에 쓸 돈으로 경찰력을 보강하라”고 비꼬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렇게 밝힌 뒤 “미국은 다른 법질서를 보장하는 서비스에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골치 아픈 대통령(후보)을 없애보려는 여러 방법이 모두 소용없어질 때 옛 시절의 리 하비 오스왈드가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스왈드는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총격으로 암살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살해됐다.

오스왈드의 배후는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 미국의 음모론 소재 중 하나로 꼽힌다. 자하로바 대변인의 논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이 음모론으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의 정치적 혼란을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비판하며 “내가 재집권하면 전쟁을 빠르게 끝내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키예프 정권(우크라이나) 지도부 중 하나인 부다노프(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가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암살 공작을 자인했다. 이 암살 시도는 미국의 돈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