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광주 전남대 인근에 5층짜리 아담한 건물이 문을 열었다. 빛고을글로벌기독센터(빛고을GCC·이사장 정성창 전남대 명예교수)라는 이름을 달게 된 이 건물은 전남대 기독 교수와 지역 교회들의 후원으로 마련한 학생들의 보금자리다. 앞으로 빛고을GCC는 기독 학생들의 기숙사와 캠퍼스 선교단체를 위한 예배 처소 등으로 사용되며 캠퍼스 복음화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빛고을GCC가 세워지기까지는 오랜 시간 기독 교수들의 헌신이 있었다. 2006년 전남대 기독교수회가 기독 학생 생활관 마련을 위한 후원금을 모으면서 2008년 여학생 기숙사, 2015년 남학생 기숙사를 세웠다. 이후 본격적인 캠퍼스 선교를 위한 센터 마련의 필요성을 느낀 교수들은 개인재산을 털었고 여기에 지역 교회들의 도움까지 더해졌다.
정성창 교수는 1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캠퍼스 선교는 아프리카 미전도종족 선교와도 같다는 생각으로 기독 교수들과 마음을 모았다”며 “여러 교회를 직접 찾아다니며 캠퍼스 선교의 중요성을 알리고 후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자녀 돌 반지까지 내다 팔며 후원금을 마련하는 기독 교수들의 마음을 본 교회의 마음도 움직였다. 신안교회(정준 목사)가 1억원의 기금을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일곡중앙교회(김건태 목사) 1억원, 광주동명교회(이상복 목사) 6100만원, 서림교회(최용희 목사) 5000만원 등 19개 크고 작은 지역 교회가 초교파로 참여했다.
소식을 들은 지역 노회도 힘을 보탰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김의식 목사) 광주동노회는 지난해 빛고을GCC 담당 사역자를 공식 파송해 사례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파송 사역자 김용덕 목사는 전남대 12개 캠퍼스선교단체와 기독교수회 전남대기독학생연합회 기독신우회를 맡아 학생 및 교직원의 예배와 영성 훈련을 책임진다.
김 목사는 “캠퍼스에 이단들이 많이 침투하면서 학교가 모든 종교의 전도 활동을 막는 등 선교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런데 기독 교수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전도 매뉴얼을 만들거나 학생들과 접촉을 하게 되니 캠퍼스 복음화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빛고을GCC 내 기숙사는 전액 무료로 운영된다. 예배 처소도 학생들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으며 임대 매장인 1~2층 카페는 교수들이 선결제해놓아 모든 선교단체 모임 및 행사를 자유롭게 열 수 있다. 빛고을GCC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선교단체인 전남대 국제학생회(ISF)도 운영·후원하면서 전 세계 복음화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정 교수는 “빛고을GCC를 통해 기독 학생들이 나라와 교회를 이끌어가는 영성 있는 리더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빛고을GCC가 캠퍼스와 지역 교회를 잇는 크리스천 사역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