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으로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상을 당한 가운데, 유세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의 목격담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유세장 밖에 있던 그레그 스미스는 이날 BBC에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시작 후 5분쯤 지나서 총을 든 남성이 건물 꼭대기로 올라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옆에 약 15m 떨어진 건물의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올라가는 남자를 봤다”며 “그는 소총을 들고 있었다. 소총이란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주변에 있던 경찰에게 제보했지만, 지붕 경사 때문에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왜 건물 꼭대기마다(경호를 담당한) 비밀정보국 요원을 두지 않는 거냐”고 되물으며 “여기는 넓은 장소가 아니다. 100% 보안 실패”라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총격범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거리는 400~500피트(120~150m)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스는 “‘왜 트럼프가 아직 연설하고 있고, 왜 아직 트럼프를 연단에서 끌어내지 않는 거지’라고 생각하는데, 다음 순간 다섯 발의 총소리가 들렸다”며 이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총격범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유세장 안에 있던 다른 목격자 제이슨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트럼프를 보호하려고 뛰어 올라가는 걸 봤고, 연단 밑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신속히 몸을 숙였다”며 “그러고는 트럼프가 일어나서 공중으로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얼굴에 피가 좀 묻어 있었고, 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단 왼쪽 끝 좌석에 앉아있었던 조지프는 미 NBC방송에서 “총소리가 여러 발 들렸다. 사람들이 처음엔 불꽃놀이로 착각했지만, SWAT팀이 뛰기 시작하자 상황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후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남성이 뒤통수에 총을 맞고 청중석 바닥으로 쓰러지는 걸 봤다며 “사망자가 총격범과 트럼프 사이에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 참석했던 버네사 애셔도 처음에는 폭죽이 터지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때 스크린을 보기 위해 머리를 돌렸다”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총알이 머리에 맞아 상태는 훨씬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