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암살부터 미국 대선후보 피격까지 최근 수년간 세계 각지에서 유력 정치인을 노린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오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를 관통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스스로 ‘절친’이라고 불렀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지원 유세 중 총탄에 맞아 사망한 게 2022년 7월 8일로 2년 전이었다.
아베 전 총리는 그날 오전 11시30분쯤 나라시에서 자민당 내 최대 파벌로 자신이 회장을 맡은 세이와정책연구회 일원의 참의원 선거 유세를 돕기 위해 연설을 하던 중 해상자위대 자위관 출신에게 습격당했다. 헬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피습 6시간 만에 과다 출혈로 숨졌다.
아베 사망 직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아베는 진정한 내 친구였다”며 애도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일본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 피습 1년 전인 2021년 7월 7일에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사저에 침입한 무장 괴한들에게 난사당해 숨졌다. 이 사건은 암살 배경과 배후 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미궁에 빠졌다.
2022년 9월 아르헨티나에서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부통령이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차에서 내렸을 때 총에 맞아 숨질 뻔했다. 바로 앞에 나타난 35세 브라질 남성이 5발을 장착한 권총으로 페르난데스 부통령의 이마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지만 불발됐다.
그해 11월에는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에서 임란 칸 전 총리가 유세 트럭을 타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중 괴한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아 다쳤다. 당시 칸 전 총리가 이끄는 최대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측은 암살 시도 배후로 셰바즈 샤리프 총리, 라나 사나울라 내무부 장관, 정보국(ISI)의 파이살 나시르 소장을 지목했다.
지난해 4월 15일에는 다시 일본에서 아베 전 총리의 후임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공격당했다. 그가 와카야마시 중의원 후보 유세 지원 현장에서 연설에 나서려던 순간 20대 남성이 파이프로 만든 사제 폭탄을 던졌다. 50여초 뒤 폭발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피신한 뒤라 다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치러진 유럽에서 정치인들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다. 지난 5월 15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로베르트 피초 총리가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가슴과 복부에 총탄 세 발을 맞고 중태에 빠졌다가 최근 퇴원했다.
지난달 7일에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코펜하겐 광장에서 선거 운동 도중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독일에서는 연방하원 의원이 유세장에서 폭행당하고 지방의회 의원 후보가 흉기로 공격을 받기도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