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낡고 오래된 건물이나 아무도 쓰지 않는 공간이 지역의 문화를 담은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고 있다. 국내 유일 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 주차장 위에 실내정원이 들어서고 전시대비시설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등 ‘업사이클링 명소’가 조성된다.
충북도는 국가철도공단이 지난달 18일 도가 제안한 KTX오송역 선하부지 활용을 위한 토지 사용을 허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오송역 선하부지는 청주시 오송읍 상봉리와 강내면 황탄리까지 5㎞를 교량으로 연결하면서 생긴 공간이다. 철로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 높이는 18m에 달한다. 오송역 역사 아래 공간은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으나 나머지 선하부지는 공터로 방치 중이다.
도는 오송역 B주차장에 연면적 990㎡ 규모로 도정 홍보관과 실내 정원 등을 갖춘 휴게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휴게공간은 37억1500만원(도비 100%)를 들여 오는 8월 착공해 12월 준공된다.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주차장에 측면이 개방된 필로티 구조로 10m 이상의 층고가 적용돼 공간 활용성과 개방감을 확보한다. 도는 주차장 차량 통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지역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환 지사는 “오송역과 같은 선하공간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넓은 공간으로 분기역인 오송역만의 독특한 구조”이라며 “버려진 공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일종의 업사이클링 사업으로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방치된 유휴공간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크다. 김 지사는 지난해 5월 행정문서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이던 충북도청 산업장려관을 도민 휴게·전시공간으로 조성해 호응을 얻고 있다. 충북도청 본관보다 6개월 빠른 1936년 지어진 이 건물은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설치 미술과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달에는 도청 옥상이 하늘정원으로 만들어졌고 12년째 방치됐던 제천 청풍교와 도청 인근의 옛 충무시설인 당산터널도 관광명소로 조성된다.
총길이 315m, 폭 10m 규모의 청풍교는 상판 처짐 등 안전 우려로 2012년 청풍대교 완공과 함께 용도 폐기된 교량이다. 도는 청풍교를 시설물안전법상 안전관리가 필요한 소규모 시설물인 제3종 시설물로 지정했다. 2018년 이뤄진 정밀안전진단 결과 내구성 저하 등의 문제는 있으나 안전에는 큰 지장이 없는 C등급(보통)이 나왔다.
당산터널은 1973년 12월 도청 인근 야산 암반을 깎아 만든 거대한 지하벙커다. 폭 4m, 높이 5.2m, 길이 200m이고 크고 작은 14개의 격실을 갖추고 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