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 타지에서 외롭게 공부하는 베트남 유학생들에게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서울서문교회(배준완 목사)의 세종대 외국인 유학생 사역팀(팀장 최은영 집사)이 있다.
그들의 손길로 시작된 ‘세종대학교 베트남 유학생 신앙공동체(SVF, Sejong Vietnam Fellowship)’는 10년의 사역 기간 동안 자발적으로 예배와 모임을 주도하는 하나의 교회로 변모했다.
최은영 집사는 “서문교회가 유학생 공동체를 주도하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유학생들이 세운 독자적인 하나의 교회를 지원하고 돕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SVF는 2014년에 경기도 광주에 있는 서문선교센터에서 봉사하던 팀 트린(34) 전도사와의 만남에서 시작했다. 서문교회는 팀 전도사가 횃불트리니티신학교에서 선교학 박사학위 공부를 위해 들어왔지만 재정문제로 공부를 중단하게 된 상황을 알고 그에게 장학금 제공과 유학생 사역을 맡겼다.
팀 전도사와 유학생 사역팀은 2015년 1월부터 교회 인근 대학을 중심으로 베트남 유학생 사역 가능성을 조사했다. 그러다 사역팀은 우연히 이미 베트남 유학생들을 전도하고 있던 김승억(64)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와 함께 서문교회 유학생 사역팀은 3월 13일 저녁에 세종대학교 국제학생 라운지에서 13명의 유학생이 모인 SVF의 첫 예배를 시작했다.
SVF 모임이 지속되면서 예배 이후 식사는 물론 꽃구경, 축구게임, 전도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매주 한두 명의 새신자가 모이더니 현재는 30여 명의 20·30세대가 주일 오후 2시마다 세종대학교 율곡관 201호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금까지 서문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SVF 멤버는 총 35명이다. 2017년 겨울에 세례를 받은 타이 키엔(46) 세종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서로 도울 수 있는 베트남 공동체가 생기면 좋겠다’는 취지로 2016년에 SVF에 가입했었다.
그는 “믿음은 없었지만 학교에서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기도했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했다”며 “지금은 예수님을 만나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형제자매와 함께한다”고 고백했다.
SVF는 세종대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숭실대학교, 건국대학교 학생들도 오게 됐고 졸업생들이 직장인, 교수가 돼서도 모임을 찾아왔다. 베트남에서는 믿음이 없었지만 SVF를 통해 결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차 믿음이 깊어지는 학생들을 위해 현재 SVF 담당 사역자인 안허우(33) 전도사는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 소그룹 성경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안 전도사가 성서강해를 통해 리더들을 교육하면 리더들이 각자 맡은 소그룹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신앙질문을 나누는 과정이다.
안 전도사는 “SVF를 통해 사랑을 나누고 선교 현장에서 더욱더 주님을 의지한다”며 “서울 지역 캠퍼스에 복음이 전파되고 유학생들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2020년에는 고려신학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에서 반주과를 공부하고 현재는 동 대학원에서 목회신학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서문교회 유학생 사역팀은 SVF 담당 사역자로 국내에서 신학 공부 중인 베트남 유학생을 데려와 학비를 지원하고 학생들을 섬기도록 한다. 최 집사는 “현지인 사역자를 초빙한 이유는 학생들 스스로 모임을 꾸려가고 예배를 드리게 하기 위해서다”며 “자율적으로 리더를 선출하고 모임을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SVF 멤버들이 결국 한국에서 베트남 유학생 복음화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까지 기도하고 지원하는 것이 사역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사역팀 초창기 멤버인 김창호(70) 장로도 “학생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도들과 함께 기쁨으로 흔쾌히 도와주고는 했다”며 “모든 도움은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