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콘테크(건설+기술)’가 국내서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대조적이다. 콘테크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합성어로 건설현장에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을 가리킨다.
10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국내외 콘테크 시장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래 ‘스마트 건설’ 이끌 콘테크 스타트업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기술 기반의 국내 콘테크 산업을 활성화해 건설 현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글로벌 시장에 맞춘 콘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투자영역 확장과 콘테크 스타트업의 발굴, 투자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런 주장이 나온 이유는 국내 기술 기반의 콘테크 시장에서 민간투자가 글로벌 시장에 비해 저조하기 때문이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 7월까지 10년간 콘테크 시장에 투자된 금액은 2463억원이었다. 이는 콘테크를 포함한 ‘프롭테크(부동산+기술)’의 전체 투자 규모인 5조7278억원의 4.3%에 불과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프롭테크는 2021년 2조6943억원이 투자돼 정점을 찍었으나 2022년에는 1조2040억원으로 절반 이상 투자가 줄었다.
그러나 글로벌 콘테크 시장은 성장 중이다. 세멕스벤처스에 따르면 2022년 53억8000만 달러(약 7조4561억원)에서 2023년 30억3000만 달러(약 4조1992억원)로 성장이 주춤했다. 그러나 투자유치 건수는 이 기간 228건에서 236건으로 3.5% 성장했다. 미국의 콘테크 시장은 지난 10년간 11조원의 투자를 유치해 프롭테크 투자금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콘테크 투자가 지난해 불경기로 주춤했지만, 벤처캐피털(VC) 투자 비중은 증가한 만큼 수요 역시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내 콘테크에 대한 투자가 줄고 관심이 떨어지자 스타트업이 휘청이고 있다. 2014년 3차원(3D) 공간데이터 도면 전문 스타트업인 ‘어반베이스’는 올해 1월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어반베이스는 삼성·한화·신세계 등의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가 한때 4000억원에 달하는 콘테크 스타트업이었다.
VC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콘테크를 비롯한 프롭테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적어지고 있다”면서 “기술력뿐 아니라 주 수요층인 대형건설사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지점들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