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운영하면서 신입사원 면접을 자주 보게 된다.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면접생들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이가 거의 없다. 예전에는 불교, 유교, 천주교 등 신자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거의 없다. 세대가 변했다.
어떤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 무교라고 적었다가 막상 면접 때 “나는 매일 교회에 나가고 있고 아버지 어머니도 착실한 기독교인”이라고 했다. 왜 자소서에 무교라고 썼냐고 물었더니 종교를 밝히면 면접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우리 기독교의 사회적 평판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순간이었다. 또 어떤 여성 지원자는 자신은 기독교 가정에서 잘 성장한 ‘신앙의 금수저’라고 했다. 자신은 철저한 기독교인이고 이것이 자랑이라고 용기 있게 말했다.
나는 두 지원자의 모습에서 용감한 기독교인의 모습과 나약한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았다. 성경에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면접을 할 때 회사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곤 한다. 그럴 때 많은 젊은이가 높은 월급과 복지라고 했다. 이른바 엠지(MZ) 세대들은 편하게 일하고 싶다, 적게 일하면서 많은 월급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뚜렷하다. 그래서 생산직 구하기는 더 힘들다. 요즘은 대충 일하다가 정부가 주는 실업 급여를 받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참 많다. 이렇게 실업급여를 받아 반년쯤 해외 여행하며 돌아다니다 다시 일하는 젊은이들을 자주 본다. 참 기업을 경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무엇이냐고 묻기도 한다. 그러면 그저 눈앞에 보이는 조그만 이익을 찾는다. 또 소망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게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희망은 확정되지 않은 막연한 것이고 소망은 목적이 정해진,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설명하고 다시 물어본다. 그저 묵묵부답이다. 지금은 소망이 없는 세대인지 참으로 답답하고 아쉬운 생각이 든다.
1960년대 내가 대학생이 되고 사회로 진출했던 그 세대는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장관이 되고 사장이 되고 발명가가 되어 한번 멋진 인생을 살겠다”고 희망하는 청년들이 많았고 정말 그 꿈을 이뤘다.
우리 기독 청년들이라도 “나는 기독교인”이라는 자부심,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능력 안에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교회도 청년들에게 이런 취지의 설교나 신앙교육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나약한 기독교인이 아닌, 강하고 담대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기독 청년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또 내가 만나는 기업인 중에 자신을 기독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가 많았으면 좋겠다. 희망과 소망을 하나님 안에서 품고 세속화에 대항하고, 기독교 문화를 세상으로 내보내는 교회와 기독인이 많이 나오길 소망한다. <한국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