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가 필요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9일 제1차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에서 “대통령과 김 여사 이슈에 관해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윤상현 후보가 지난 1월 김 여사의 사과 의향이 담긴 문자를 한 후보가 무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최측근이라면서 왜 대통령과 소통이 안 됐느냐’고 묻자 나온 발언이다.
한 후보는 “대통령과 논의한 내용을 상세히 알려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충분한 방식으로 대통령실과 소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사과할 의사가 없었다”며 “국민들이 보기에 공적인 문제가 막후에서 개인적인 소통으로 해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똑같은 일이 있어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이후에 KBS 대담 때도 사과를 안 했고 지금까지 사과를 안 하고 있다”며 “사과할 의사가 있으면 나한테 허락받을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놓고 격돌했다.
나경원 후보는 “문자 원문을 보면 김 여사가 사과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공적·사적을 떠나서 당사자 의사가 제일 중요한데 당사자 이야기를 듣지 않고 소통을 단절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 미숙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여사가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며 “대통령실이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너무 명확했고 그래서 나에 대한 초유의 사퇴 요구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