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수준으로 설교를 합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수원시 수원풍성한교회(김병호 목사)에서 만난 김병호 목사가 밝힌 세대통합예배의 기술 중 하나다. 이 교회는 15년째 세대통합예배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예배당 안에는 약 100여 명의 교인이 모여 있었다.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아이부터 백발노인까지 다양한 세대가 섞여 한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모습은 이 교회의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이날 특송은 ‘지율네’가 맡았다. 수원풍성한교회는 보통 교회에서 사용하는 ‘구역’ 대신 ‘명가’라는 이름으로 가정의 가장 어린 자녀의 이름으로 행정 단위를 구성했다. 예배는 김병호 목사의 설교로 이어졌다. 이날 김 목사는 성경 구약 시편 1편 1~6절을 본문으로 ‘복 있는 사람은’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목사는 설교에서 사용하는 단어 선택을 ‘중학교 2학년 수준’으로 설정한다”고 밝혔다. “중학교 2학년 이하 나이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오랜 기간 훈련된 결과 예배 시간에 어느 아이도 떠들거나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의 말처럼 예배는 매끄럽게 진행됐다. 김 목사는 ‘아이들로 인해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는’ 세대통합예 배의 핵심으로 ‘부모의 자세’를 꼽았다. 부모가 예배 시간에 집중하는 대신 자녀를 돌보는 데 신경을 기울이면 아이들도 예배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부모가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대통합예배를 시도하는 교회들을 위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팁’도 공개했다. 바로 부모가 통로 쪽에 앉고 자녀는 벽 쪽에 앉게 하는 방법이다. 물리적으로 자녀가 예배 시간에 돌아다닐 수 없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비결이다. 다만 이 방법은 아직 훈련이 덜 된 어린 자녀의 경우에만 해당하고 충분히 훈련된 이후에는 어디든 편한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예배가 끝난 후, 교인들은 함께 점심을 나눴다. 오후 1시가 되자, 3세대 주일학교가 시작됐다. 3세대 주일예배는 수원풍성한교회의 자랑이다. 오전에 예배를 드린 공간에는 어느새 10개 남짓의 원탁들로 채워졌다. 모든 교인이 교회는 소그룹으로 나뉘어 보통의 주일학교에서 학생들이 하는 것과 같은 ‘공과 공부’를 한다. 청년 이하 교인들은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도록 유치부 초등부 중고등부식으로 나눠 앉기는 하지만 모든 소그룹이 배우는 주제는 같다. 1시간 남짓 그룹별로 같은 주제로 공과를 배우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룹별 리더들은 일주일간 정해진 주제를 설명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한다. 체계적 교육을 위한 커리큘럼으로는 미국에서 주목받고 한국에서도 점차 확산 중인 D6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D6는 성경 신명기 6장 4~9절에 기반을 둔 교육 철학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교회는 교회와 가정이 함께 신앙을 배우고 실천하는 모델로서, D6 확산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김 목사는 “세대통합예배의 성공은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세대통합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신앙을 배우고 실천하는 프로그램, 그리고 지속적인 세대 간 제자훈련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교회에서 3세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세대 간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와 교역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정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원=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