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둘러싼 ‘문자메시지 무시’ 논란이 여당 전당대회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배현진 의원은 문자 유출과 관련해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을 직격했다.
배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김 여사가 지난 1월 한 후보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이 의원이 친윤 핵심 의원들에게 알렸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이번에 영부인의 문자를 유출해 전당대회판에서 당과 대통령실을 위기에 몰아넣는 자가 누구인가 했더니”라고 적었다.
배 의원은 이 의원을 겨냥해 “작년 여름부터 총선까지 당 지도부 최요직에서 모든 선거 기획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영입, 공천 완료까지 모든 그림을 그리고 손을 댔지만 극도의 무능함으로 서울 수도권에 대패의 맛을 남긴 자”라며 “그건 조직부총장이었던 제가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배 의원뿐 아니라 친한(친한동훈)계는 이 의원이 김 여사 문자를 유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정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문자 유출 기획자가 누군지, 그게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문자 유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께서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와 관련, 저와 연관짓는 언론 보도와 이를 인용해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어떠한 근거와 사실 확인도 없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이러한 범죄행위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김 여사가 지난 1월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당정 갈등 국면에서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후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5건 원문이 8일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이를 둘러싼 한 후보와 경쟁 당권주자, 친윤계와 친한계의 공방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친윤 인사들은 한 후보가 명확히 ‘사과 의향’을 밝힌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 후보 측은 사실상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프레임을 앞세우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