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측 “검찰과 소환조사 일정 조율한 적 없다”

입력 2024-07-08 16:28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이한결 기자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 가방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측이 “검찰로부터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 사건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이후 김 여사 측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의 법률 대리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8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검찰이 최근 김 여사 측과 소환 일정 조율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검찰로부터 김 여사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들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는 검찰이 최근 김 여사 측과 소통하며 소환조사 방식과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행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인 김 여사에 대해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실질적 참고인 신분에 가까운 김 여사의 협조 없이 소환조사를 요구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대통령 재임 기간에 영부인이 검찰에 출석한 전례도 현재로서는 없다. 다만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달 김 여사 소환과 관련한 질문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최 목사 등이 검찰 조사를 받으며 주장한 내용들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가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할 당시 선물을 들고 대기하는 다른 사람을 목격했다는 주장과 관련, 김 여사를 보좌해 온 대통령실 조모 행정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해당 인물이 자신이라는 물증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은 최 목사와 김 여사가 2022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일체도 지난달 말 검찰에 임의제출했다고 한다. 최 목사가 검찰에 제출한 카카오톡 자료에는 고의로 누락된 부분이 있어 전체 대화 내용을 제출했다는 것이 김 여사 측 주장이다.

해당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최 목사가 2022년 1월 말 “동향이신 것 같다”며 처음 접근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전 재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방하며 김 여사에게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서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최 목사가 청탁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지목한 조 행정관을 소환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최 목사와 김 여사의 일정을 조율한 유모 대통령실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