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계열사 극한 다이어트…‘페이코오더’ 종료·‘11시11분’ 합병

입력 2024-07-08 06:00
광주광역시에 구축된 NHN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경. NHN 제공

NHN이 늘어나는 적자 폭을 막기 위해 사업 조직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목적이다. 올 하반기에도 그룹 내 적자가 큰 계열사의 매각·철수·합병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모회사를 주축으로 웹보드 및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집중하면서 적자가 지속하는 사업을 빠르게 접을 방침이다. NHN은 지난 2022년부터 사업 효율화를 위해 조직 정리에 속도를 내왔다. 이는 정우진 NHN 대표가 공들여 온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다. 정 대표는 게임을 비롯해 결제·콘텐츠·커머스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연결법인을 올해까지 70개 밑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NHN은 2023년 한 해 동안 12개 기업을 정리했다.

NHN의 계열사 다이어트는 올해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NHN애드는 지난 1일 자회사 ‘11시11분’을 흡수합병했다. 11시11분은 마케팅 솔루션 및 온라인 광고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바탕으로 통합 광고 플랫폼을 개발 및 공급하고 있다. NHN애드는 이번 합병에 대해 흩어져 있던 기술을 통합 재편하고, 경영 효율화를 달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사업 부문에서도 조직 정리가 활발히 이뤄졌다. 결제 사업을 담당하는 페이코는 지난달 24일 ‘페이코오더’ 서비스를 출시 4년 만에 종료했다. 페이코오더는 매장 내 테이블 QR코드를 스캔해 주문하거나 앱에서 미리 주문한 뒤 픽업할 수 있게 한 비대면 오더 서비스다. 페이코는 서비스 출시 당시 페이코오더로 비대면 스마트 오더 시장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수익성을 고려해 사업을 접었다. 이외에도 카드추천, 예적금비교, 금융캘린더 서비스, 중고차구매비서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했다.

지난해 말에는 페이코의 일본 법인 ‘페이코 코퍼레이션’을 청산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일본 시장에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5년 설립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외에 중국 커머스 자회사인 ‘NHN커머스차이나’에서 역직구 플랫폼 ‘제이미’ 등 일부 사업을 중단했다. 또, 자연어처리 전문 기업 ‘NHN다이퀘스트’를 처분하고, 모바일 게임 자회사 ‘와이즈캣’과 ‘펀웨이즈’를 지난해 연말을 기해 청산했다. 2022년에는 웹툰 플랫폼 ‘코미코’의 베트남 서비스를 종료하고, 태국 법인을 매각하는 등 동남아시아 콘텐츠 사업을 정리했다.

올 하반기에도 조직 정리 효율화와 더불어 비용 통제 기조가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NHN의 연간 마케팅 비용은 전년 대비 38.2% 감소했다. 정 대표는 지난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비용 통제와 함께 커머스와 기술 사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역대 최고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