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건강하고 행복한 종말론을 이야기하는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 역사적 전천년주의(historic premillennialism) 학회 창립예배가 세계적 신약학자 크레이그 블롬버그와 정성욱 덴버신학교 조직신학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5일 서울 서초구 반포제일교회(김진호 목사)에서 드려졌다.
예배는 한국 역사적 전천년주의 학회 회장을 맡은 김진호 목사의 사회로 학회 총무인 여찬근 남서울중앙교회 목사의 기도로 시작됐다. 반포제일교회 성도들의 ‘내 맘의 주여 소망되소서’ 특별연주와 ‘거룩한 성’ 특송이 이어졌다. 축도는 학회 부회장 민상기 국군 위례중앙교회 목사가 맡았다. 반포제일교회 강대상에는 성경의 마지막 장인 요한계시록 22장 20절의 말씀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Amen. Come, Lord Jesus.)”가 영문으로 새겨져 있다.
정 교수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 1~11절을 바탕으로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 제목의 말씀을 나눴다. 정 교수 역시 미국 하버드대에서 신학 석사,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지도로 조직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복음주의 신학자다. 정 교수는 ‘정성욱 교수의 밝고 행복한 종말론’(NUN) 저서를 통해 역사적 전천년주의에 입각한 요한계시록 성경 해석을 한국교회에 전한 바 있다.
정 교수는 “데살로니가전서 본문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에겐 재림이 도둑같이 오지만, 믿는 우리에겐 신랑처럼 오신다는 점을 설명한다”면서 “‘오직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 말씀 그대로 교회는 그리스도의 거룩한 신부이자 군사가 되어 희생하고 섬기고 봉사하며 영화로운 자리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롬버그 덴버신학교 석좌교수는 학회 창립 축하 인사를 전했다. 블롬버그 교수는 2025년 미국 복음주의신학회(ETS) 차기 회장으로 선출돼 임기를 앞두고 있으며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소서’(IVP)를 비롯한 수십권을 저술했다. 블롬버그 교수는 “오늘 아침 공동체 성경 읽기를 함께하는 목회자들과 요한계시록을 낭독했는데 참되고 진정한 또 다른 차원의 세계로 옮겨지는 듯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 전천년주의는 계시록을 있는 그대로 해석한 건강한 종말론이며 이미 이 땅에 도래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의미의 하나님 나라를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사적 전천년주의는 초대교회부터 있던 요한계시록 20장 1~6절에 대한 해석으로 천년왕국이 이 땅에 도래하기 전에 예수님이 재림하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문자적 회복을 강조하는 세대주의적 전천년주의, 천년왕국이 지상이 아닌 천국에 있다는 가톨릭 등의 무천년주의, 천년왕국이 지상에 이뤄진 이후 예수님이 재림하신다는 후천년주의 등과 구분된다. 특히 무천년주의는 천년왕국에 대해 예수님을 믿고 죽은 영혼들이 그리스도가 재림할 때까지 천년동안 하늘에서 그리스도와 왕노릇하며 그리스도의 초림부터 재림까지 교회가 지상에서 왕노릇하는 기간이라고 해석한다.
학회 회장 김진호 목사는 “4대 학파의 논쟁으로 요한계시록을 교회에서 잘 가르치지 않게 되며 어떤 관점은 지나치게 어둡고 두려운 종말론을 양산하고 또 다른 관점은 지나친 세속화를 낳는 경향이 있다”면서 “가장 성경적인 역사적 전천년주의 학회를 창립하면서 한국교회가 1000만 성도를 이룰 당시의 박윤선 박형룡 한정건 목사의 입장을 떠올리는 학설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