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보복성 여행 수요가 나타나는 가운데 그동안 미뤄뒀던 선교 수요도 늘고 있다. K·콘텐츠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한국인을 표적으로 한 범죄가 잇달아 나오는 만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때다. 전문가들은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해외 선교지에서 불필요한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안전과 위기관리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KCMS)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미션파트너스와 공동주최로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2024년 해외 단기봉사팀 안전 및 위기관리 워크숍’을 개최했다. 지난 6월 초 기자간담회에 이은 워크숍으로 한국교회와 현장 선교사, 선교단체에 ‘안전한 단기 선교’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할 것을 당부했다.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양재현 과장과 성보경 경찰해외선교봉사단장, 8개 교회 관계자, 선교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정용구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은 ‘코로나 이후 단기봉사(단기선교) 트렌드 분석과 위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팬데믹 후 단기선교의 대중화, 하이브리드 방식의 선교 트렌드가 자리 잡았으며 중기 선교를 위한 단기선교 개발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정 센터장은 “지난해 1년 미만의 단기선교를 나간 이들이 5065명인데 이 중 20대는 73.1%로 20대 참여율이 압도적”이라며 “스마트폰을 통한 다양한 여행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활용과 온라인상에 쌓인 여행 정보, 단기선교 관련 정보가 즐비하면서 이제는 단기선교가 낯설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전보다 쉽게 단기선교에 참여할 수 있지만, 선교지에 대한 깊은 이해나 단기선교를 통해 배우고 경험할 부분을 쉽게 건너뛸 수 있어서 자칫하면 섣부른 행동으로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현장 정보는 현장 선교사나 단기선교 전문가를 통해 점검을 받고 준비하는 게 필요한데 이를 간과하고 여행 식으로 선교 사역을 준비하고 갔다가 많은 부분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기간에 개발된 사역 유형인 ‘랜선 단기선교’ 같은 온라인 단기선교 형태가 팬데믹 해제 후 온·오프라인 스타일의 단기선교로 병행된 점은 고무적이다. 예를 들어 한국 단기선교팀과 현장 선교사가 화상회의 플랫폼 줌에서 회의하고 프로그램이 구체화되면 준비하는 방식이다. 정 센터장은 “교회들이 코로나 기간에 발견된 하이브리드 개념의 단기선교 사역들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만이 아닌 국내 이주민을 위한 단기선교 사역을 개발하며 새로운 디지털 시스템과 자원을 이용한 단기선교가 전략적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단기봉사팀 사고 유형별 사례와 대응’을 주제로 발표한 최주석 미션파트너스·GP선교회 선교사는 다양한 지역에서 단기선교 여행 중 일어난 사례를 들면서 “이제는 각종 사건·사고를 비롯해 천재지변과 인질 납치, 시위, 테러 등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해외 단기선교팀의 안전을 위한 위기관리 교육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영 KCMS 연구원장은 ‘교회와 선교단체의 단기봉사팀 위기관리’를 제목으로 발제했다. 위기관리 교육을 통해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한 그는 “사역을 준비하듯 위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선교사들에게 위기관리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단기봉사를 떠나기 전 위기 지침으로 팀원들의 건강 상태를 진단, 다중 연락망 구축, 봉사팀의 위기관리 체제 구성해야 하며 현지에서 유의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