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한동훈 쪽방촌 회동…“약자동행 정책 전국으로 확대하자”

입력 2024-07-05 15:13 수정 2024-07-06 13:17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조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서울시의 약자동행 정책을 전국으로 확대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 시장은 앞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약자동행을 최우선 비전으로 삼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과 한 후보는 5일 서울 용산구 쪽방촌 ‘동행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함께하며 서울런과 안심소득, 동행식당 등 약자동행 정책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전국 확대에 뜻을 모았다. 동행식당은 쪽방촌 주민들이 하루 1끼를 원하는 메뉴를 직접 골라 식사할 수 있도록 시가 지정한 곳이다.

한 후보는 “시장님의 약자동행 정책이 꽃 피우고 있는데 당 정강·정책을 보니 약자와의 동행이 명시돼 있더라”며 “성공하고 검증된 아이디어를 주시면 서울런 같은 정책을 전국으로 펼쳐 나가보겠다”고 했다. 서울런은 취약계층 학생들이 유명 사설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기회를 제공하는 시 사업이다.

오 시장은 서울런 대상자를 확대하고 싶지만, 저소득층 위주로 지원하자는 정부 측과 협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에 “중간(계층)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교육 문제이지, 소득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한 후보는 오 시장과 식사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시의) 약자·서민·중도 정책 중 실증적으로 성공하는 것들을 (당에서) 수용할 게 많이 있다”며 “제가 대표가 됐을 때 서울시에서 이미 검증받고 있는 서울런, 약자와의 동행 등 좋은 정책 중 어떤 걸 구현할 수 있을지 깊이 있게 (오 시장과) 대화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전날 채널A 유튜브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시의 약자동행 정신에 동의하고 당에서 (정책으로) 채택해 전국화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만남에선 전날 언론보도로 불거진 김 여사와의 텔레그램 문자 논란도 언급됐다. 한 후보가 ‘명품가방 문제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겠다’는 김 여사의 문자 메시지를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여권에서 일고 있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한 후보와 대통령 부부 사이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어 보인다며, 한 후보에게 대통령 내외와 직접 소통해야 오해가 없을 것이라는 당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한 후보가 요청해 이뤄졌다. 오 시장이 아침 식사 장소로 동행식당을 선택했다. 식사에는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신지호 한동훈 캠프 상황실장이 배석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윤상현 의원도 앞서 오 시장을 예방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