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의대 정원 감축에 나섰다.
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날 전문가 회의를 열고 의사가 많은 16개 도부현의 대학 의학부 정원을 2025년도 이후 삭감하는 방침을 확정했다.
후생노동성은 지방 의대에서 정원 외로 뽑는 ‘임시 정원 지역범위’의 숫자를 줄이기로 했다. 지역범위는 졸업 후 9년간 지역에서 일하는 것을 조건으로 선발하는 의대생을 말한다. 16개 도부현의 지역범위를 2025년도에 총 161명으로 조정해 2024년보다 30명 줄인다. 2026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예정이며, 구체적인 숫자는 향후 결정한다.
감축된 의대 정원은 의사가 적은 16개 현의 의대에 배분한다. 도쿄, 교토, 오사카, 후쿠오카 등 서일본 지역에서는 의사가 많지만 도후쿠 지방이나 니가타현 등에선 의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방침은 전체적으로 보면 의대 정원 감원이 아니라 지역간 의사 불균형을 조정하는 것에 가깝다. 의사가 많은 지역의 의대 정원을 줄이고 부족한 지역에선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은 지역범위 조정과 함께 의학부 전체의 정원 감축도 검토하기로 했다. 2026년 의대 정원의 상한은 2024년의 9403명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설정하기로 결정했으나 2027년도 이후의 정원은 감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이 의대 정원 감축에 나선 것은 향후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함에 따라 앞으로 30년 후에는 일본 전체의 의사 수가 과잉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일본은 의료 수요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부터 의대 정원을 증원하기 시작해 당시 약 28만명이던 의사 수를 약 34만명까지 늘렸다.
니혼케이자이 신문은 “후생노동성은 의사 수요가 2029년쯤 약 36만명으로 피크를 이룬 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고 의대 정원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