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청역 돌진 운전자 오늘 첫 조사… 사고 사흘만

입력 2024-07-04 10:48 수정 2024-07-04 10:50
역주행 차량이 인도를 덮쳐 13명의 사상자가 난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 지난 2일 사고로 희생자를 위한 국화와 메시지가 놓여 있다. 윤웅 기자

경찰이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사고 사흘만에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4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운전자 차모(68)씨에 대해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차씨가 입원해있는 병원을 방문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자세한 시간은 피의자 측과 조율 중이다.

사고 이후 갈비뼈 골절로 입원 중인 차씨는 건강 상태를 이유로 아직 정식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애초 차씨의 몸 상태가 호전되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차씨가 조사는 받지 않으면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본인에게 유리한 발언을 내놓는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해 조사 일정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차씨 측은 사고 이후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고 원인이 차량 급발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승자인 차씨의 아내도 지난 2일 참고인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차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7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4차로 도로를 역주행했다. 차량은 시속 100㎞가까운 속도로 내달리다 인도를 덮치면서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차량이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와 출구 입구 쪽 차턱에서부터 급가속했다. 경찰은 차량사고기록장치(EDR)을 확보해 자체 분석한 결과 차씨가 사고 직전 엑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차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CCTV 영상 6점과 차씨의 차량, EDR 자료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 의뢰한 상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