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마케팅 하긴 하는데 효과는…

입력 2024-07-05 09:01

파리 올림픽 개막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통업계가 올림픽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축구, 농구, 배구 등 인기 구기 종목 다수가 파리행 티켓 획득에 실패하면서 다른 때보다 올림픽 특수 효과가 저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코카콜라는 2024 파리 올림픽을 기념해 ‘올림픽 스페셜 에디션’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한정판 제품 패키지에는 오륜기의 다섯 가지 색상을 에펠탑에 입혀 일러스트로 형상화했다. 캔이 아닌 페트병 제품에는 오륜기 모양을 패키지 전면에 배치했다.

파리 올림픽 공식 스포츠음료인 코카콜라의 파워에이드 역시 에펠탑과 오륜기의 모양을 담은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다. 펜싱 오상욱, 수영 황선우, 탁구 신유빈 선수를 모델로 한 TV 광고도 지난달 7일부로 모두 공개됐다.

국내 주류 업계 최초로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공식 파트너 브랜드가 된 오비맥주 카스도 후원에 나선다. 카스 프레시와 논알콜 맥주 ‘카스0.0’을 앞세워 스포츠팬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올림픽 기간 에펠탑 근처에 한국의 주류 문화를 테마로 한 ‘카스포차’를 운영하며 현지인들에게 ‘K-주류’를 홍보한다.

‘네 컷 사진’의 대표적 브랜드 포토이즘(PHOTOISM)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프랑스 파리 ‘메종 드 라 쉬미(Maison de la chemie·화학의 집)’ 코리아 하우스에 참여한다. 코리아하우스는 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관광공사 등 11개 공공기관과 CJ, 하이브, 비비큐 등이 민간기업이 참여해 파리 7구에 위치한 3층 규모의 메종 드 라 쉬미를 단독 임차해 만든 ‘K-컬처’ 홍보관이다. 포토이즘은 여러 대의 포토 부스를 설치해 K-스포츠, K-팝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패션업계도 올림픽 마케팅에 가세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의 유니폼 제작을 지원하며 자사 기술력 알리기에 앞장섰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지난 24일 파리 올림픽을 기념하는 ‘2024-2025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 쇼’를 선보였다.

반면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인기 구기 종목들이 모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계는 잠잠한 분위기다. 한국 남자축구는 1987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출전에 실패했다. 치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월드컵 예선 등 국가대표 축구경기가 열리는 날은 매출이 평일보다 적게는 30%, 많게는 200%까지 늘어난다.

시차 역시 올림픽 특수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한국과 파리의 시차는 7시간이나 된다. 국내 황금시간대인 이른 저녁 시간 경기가 거의 없어 관심이 비교적 저조할 수밖에 없다. 실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경기가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편성돼 외식업계는 월드컵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시즌 매출은 축구 등 구기 종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그런데 파리 올림픽의 경우 시차도 안 맞고 인기 종목도 없어 자영업자들은 다들 기대를 안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