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단순한 복음전파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공공신학’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KHN 코리아네이버스(이사장 이정익 목사)가 2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개최한 ‘공공신학과 선교적 상상력 콘퍼런스’에서 발제자들은 공공신학에 대한 지속적 작업의 중요성과 교회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현장 목회자들이 적용할 수 있는 ‘공적목회’에 대해 발제한 김승환 장신대 교수는 공적 목회를 ‘공공신학의 관점으로 공공의 영역을 해석하고 교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공공선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과 대화하고 참여하는 목회’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교회의 다섯 가지 주요 사역인 예배 교육 봉사 친교 전도 등을 어떻게 공적 현실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며 “또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공적인 이슈를 기독교의 독특한 해석과 적용을 통해 실천적인 학문으로 전환한다면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건강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공공신학을 실천하고 있는 교회 사례도 소개됐다. 성석환 장신대 교수는 “청년을 위한 공동 주거 공간을 저렴하게 지원하는 ‘쉐어하우스 봄날’이나 피트니스 센터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호프’ 등 공공성을 실현하려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공공신학을 바탕으로 한 ‘선교적 교회’는 보냄을 받은 교회의 선교학적 응답이며 실천”이라고 주장했다.
주상락 바키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올해 9월 한국에서 열릴 제4차 로잔대회의 ‘공적선교’ 정체성을 강조했다. 주 교수는 “그동안 로잔대회는 복음의 ‘보편성’에 주목하면서도 타문화권에서 문화 사회 그리고 전통을 고려하는 ‘특수성’을 실천했다”며 “올해 로잔대회도 한반도 평화, 기후, 아시아 선교 등 공적 이슈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5년 미국 사단법인으로 출발한 KHN 코리아네이버스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도모하고 세계 정치·경제·사회·문화 상황을 분석하는 학술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정익 이사장은 “한국교회는 공공성 구현의 전제인 도덕적 공감 능력을 회복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공성 학교’로서 책임을 구현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위한 구체적 실천에 나서서 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이번 콘퍼런스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