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 소수 종교인에 대한 적대감이 기독교인을 넘어 무슬림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은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압박으로 힌두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가지면 사회적 불이익을 크게 감행해야 하는 인도 내 기독교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발표한 ‘2023년 국제 종교 자유 보고서’를 통해 인도 내 기독교인과 소수 종교인들에 대한 극심한 박해에 우려를 표명했다. 올해 초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초 인도를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 목록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국제 기독교 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최근 미국 국제종교자유대사인 라샤드 후세인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종교 자유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199개 국가와 영토의 종교 자유 상황에 대한 분석이 포함돼 있다. 보고서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무슬림까지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으며 무슬림이 다수인 하리아나주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로 6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인도에서 개종 금지법, 증오 표현, 종교적 소수 공동체 구성원을 위한 주택 및 예배 장소 철거가 우려할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28개 중 10개 주가 모든 개종을 제한하는 정책을 통과시켰다. 보고서는 연합기독교포럼(UCF·United Christian Forum) 통계를 인용하며 인도 내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2022년 599건에 비해 지난해 731건으로 132건(22%)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대법원에 이 단체의 반기독교 폭력에 대한 통계가 과장됐다고 주장했지만, UCF는 “(기독교인 대상 폭력에 관한) 정부 자료가 상황의 심각성을 축소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국무부는 국제선교단체 오픈도어의 ‘2023년 세계감시목록’(WWL) 보고서를 인용하며 “현지 기독교인들은 ‘인도인은 힌두교도여야 하며 그 외의 신앙은 환영 될 수 없다’는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계속된 신념으로 점점 더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 사역하는 A선교사는 “인도 힌두 메에데이족이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쿠키 기독교인을 말살하자며 선동하고 있다. 쿠키 기독교인들을 인종 청소하자는 것”이라며 “신앙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놓인 쿠키 기독교인들에게 자유와 평화가 임하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인도 힌두교도 메이테이족이 주도한 유혈 사태로 기독교 공동체인 쿠키족 100여명이 살해됐고 수만 명의 신자가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