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한 고등학교 바로 옆에 실외 골프연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부모와 주민, 시민단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2일 달서구청사 앞에서 무책임한 건축 허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달서구 도원동은 도원지(월광수변공원)를 수밭골과 삼필봉, 청룡산이 둘러싸고 있는 지형으로 수밭골 안쪽 골짜기는 애반딧불이와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가 살고 도원지에는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며 “이런 곳에 높이 33m에 이르는 대규모 실외 골프연습장(연면적 1만4000여㎡)이 들어서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삼각형 대지의 한 면은 도원고등학교, 다른 한 면은 900세대 아파트, 마지막 한 면은 도원지 제방과 연결된다”며 “대형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면 소음공해, 빛공해 등으로 인한 학습권·주거권 침해와 자연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달서구는 지난해 말 도원고에서 20여m 떨어진 장소에 실외 골프연습장을 짓는 사업을 허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 주민,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도원고 인근 주민들이 골프연습장 조성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최근 이진환 달서구의원도 정례회 본회의에서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경우 골프공 타격 소리로 고3 수험생을 비롯한 학생들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주민들의 평온한 생활이 깨진다”며 “인근(도원지)에서 추진 중인 생태 축 복원사업에도 상충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달서구는 규정대고 진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주민, 학부모의 우려를 고려해 착공 허가를 미뤄두고 있는 상황이다.
달서구 관계자는 “달서구는 주민, 학교와의 협의 없이는 착공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