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이 종목별 맞춤형 훈련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메달 획득 가능성을 단 1%라도 높인다는 각오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특별 훈련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현재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 중인 진천선수촌에는 여러 종목의 특설 경기장이 조성돼 있다. 선수들의 올림픽 경기환경 적응, 심리적 안정 등에 도움을 줘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내기 위한 비책 중 하나다. 1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효자종목인 양궁과 펜싱을 필두로 배드민턴, 태권도, 사격, 역도 등 종목의 선수들이 특설 경기장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촌 내 농구 코트에는 국제대회 경기장 규격을 반영한 펜싱 피스트(경기대)가, 가라데장에는 태권도 대표팀을 위한 포디움(시상대)이 설치됐다. 양궁장도 과녁 뒤로 오륜 마크가 보이는 가상의 파리올림픽 경기장으로 꾸며져 있다. 최근 배드민턴 대표팀은 파리올림픽 결승전 분위기를 조성한 코트에서 스페셜 매치를 치렀고, 가상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장재근 선수촌장은 “선수들이 낯선 올림픽 경기장을 구현한 장소에서 연습을 실전처럼 하다 보면 부담을 덜고 경기운영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거라 판단한다”며 “특설 경기장뿐 아니라 종목별 수요 조사를 거쳐 올림픽 공인 장비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궁 대표팀의 김제덕(예천군청)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현장을 재구성한 세트장에서 활을 쏜 게 도움이 됐다. 파리올림픽 준비 과정에서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배드민턴의 서승재(삼성생명)는 “파리올림픽 경기장을 구현한 코트에만 들어서면 긴장이 된다.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실전처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색 훈련도 이어지고 있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소음 적응을 위한 특별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관중들의 함성이 가득한 축구장에서 거센 비를 맞으며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일부 종목 선수들은 일부러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친환경 대회를 앞세운 파리올림픽 선수촌 등에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는데다 섭씨 40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의 찜통 무더위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의 메디컬 밀착 관리와 경기 영상 분석 등을 지원하는 체육회의 ‘메디닷 서포트’ 프로그램도 가동되고 있다. 기록 관리가 중요한 수영은 선수별 영상을 통해 스타트와 영법, 특정 턴 구간, 심박 등을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