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트럼프 재집권 시 북핵 동결 우려…한·미동맹과 핵무장 동시에 가야”

입력 2024-07-01 15:46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가운데)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는 1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시 북·미 정상회담 의제는 북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핵무장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나 후보는 “미국의 선의에 의존하는 레토릭만 되풀이해서는 절대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없다”며 ‘핵무장 3원칙’을 밝혔다.

나 후보가 제시한 핵무장 3원칙은 국제 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을 의미한다.

나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토론회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졌고 재집권하면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 정세 변화에 한국과 미국의 안보 이익이 충돌될 수밖에 없고, 미국은 자국의 안보 이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며 독자적 핵무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이어 “북·러 조약 이후 미국 조야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국제정세 변화에 따른 핵무장이 원칙이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을 설득하고 미국의 동의 하에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핵무장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한·미동맹과 핵무장이 동시에 같이 가는 것이 안보를 굳건히 지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나 후보는 또 평화적·실천적 핵무장과 관련해 “우리가 핵을 가지면 북한의 핵 폐기를 유도할 수 있다”며 “당대표가 되면 핵무장 3원칙에 따라 핵무장을 반드시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 후보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당대표가 되면 핵무장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5선 의원을 하는 동안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과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본다”며 나 후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 센터장은 “우리 정부와 사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핵무장을 악마화하고 지나치게 현실을 도덕적 관점에서 보려는 것 같다”며 “미국이 언제나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자체 핵 보유를 통해 남북 핵 균형을 이루고 핵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날 길이 열릴 수 있다”며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