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18만명이 넘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전국 4년제 기독교대학 27곳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3만47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각 기독교대학 교수들은 외국인 유학생에게 기독교 가치를 주입하기보다 보편적인 사랑의 정서를 가르치며 그들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발표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국적은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순으로 많았다. 최근 한국대학선교학회에서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발제한 장형철 인덕대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에 계속 머무는 게 아니라 결국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독교대학은 보편적이며 기독교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설립이념과 정신을 바탕으로 선교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이주민 유학생 선교 방안에 대해 “유학생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베트남 등 공산주의 국가에서 온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지원부터 성탄절 등 절기 행사 개최, 교목실 근로 장학생 선발 등으로 심리적 안정을 얻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학위 취득보다 어학연수를 위해 국내에 많이 오는 베트남 유학생을 위해서는 “연수 후 해당 대학교에 입학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고려해 지속적·장기적 선교를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 기독교대학은 다양한 방법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섬기고 있었다. 전체 학생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24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인 명지대는 문화교육이나 적응교육 외에도 이들이 주체가 돼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진행한다. 그중 ‘월드페스티벌’은 부스를 설치해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행사로 최근에는 월드페스티벌을 통한 수익금 170여만원을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섬김과 도움의 대상이었던 유학생들이 교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나누게 된 것이다.
김진옥 명지대 교수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학생들은 외국인 학생들을 배려하고 섬기는 마음을 배우고 유학생들은 주변이 아닌 중심에서 한국 학생들과 하나 된다는 동질감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대학이라 할지라도 종교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외국인 유학생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외국인 유학생 중 기독교가 아닌 종교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전체 70% 이상이다. 전형적인 예배 형식을 강요하기보다 보편적인 사랑이나 이웃 섬김 등의 가치를 언급해야 한다”면서 “외국인 학생을 포교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말고 섬기며 존중하는 자세가 첫 번째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미 박윤서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