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FR(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 폐암 환자에게 국산 항암제인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과 아미반타맙(리브리반트)의 병용 요법이 기존 표준 치료제 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3상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EGFR 변이 폐암은 전체 폐암의 25~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큰 아형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5만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센터장 연구팀은 치료력 없는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다국가, 무작위 배정 3상 임상에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 항체 항암제 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이 기존 1차 표준 치료인 3세대 표적 항암제 오시머티닙(타그리소) 보다 무진행 생존 기간을 30% 정도 늘리는 걸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국산 항암제의 임상 결과가 NEJM에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GFR 변이 폐암의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오시머티닙이 유일하다. 오시머티닙은 반응률 80%와 무진행 생존 기간 16~18개월을 보이고 이후 환자 대부분이 내성을 갖는다.
조 교수는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 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두 약제는 각각 진행성 EGFR 돌연변이 폐암, EGFR 엑손20 돌연변이 폐암 약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이전 1·2상 연구에서 병용 요법 효과를 확인한 만큼 다국가, 무작위 배정 3상 임상을 이어갔다.
병용 요법 치료 환자 429명의 무진행 생존 기간, 반응 지속 기간은 각각 23.7개월, 25.8개월로 오시머티닙 치료 환자 429명(각 16.6개월, 16.8개월)보다 길었다. 2년 생존율도 병용군 74%로 오시머티닙군(69%)보다 높았다. 병용 요법의 주요 부작용은 피부 발진과 손·발톱 주위 염증 등으로 대부분 조절 가능한 정도였다.
조 센터장은 “아미반타맙, 레이저티닙 병용의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치료 효과를 확
인했다”며 “이번 임상 결과로 FDA로부터 병용 요법이 우선 심사 대상으로 선정받았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말 국산 31호 신약인 렉라자의 품목 허가를 미국 FDA에 신청해 현재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