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책 조언을 해온 극우 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넌은 “트럼프의 TV토론은 ‘피로스의 승리’(손실이 커 실익이 없는 승리)였다. 크게 이길 수 있는 사람(바이든)을 제거할 것이고, 우리는 ‘와일드카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배넌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진한 토론 성적이 그를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반복하고, 생각의 흐름을 잃은 듯한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모습이 살아남기 어려울 정도로 여론조사 수치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배넌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한다면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을 전제로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이 뒤집힐 것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11월 선거 때 공화당이 대선 선거인단 340명, 상원 53~54석, 하원 6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바이든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하면 공화당이 민주당의 후보 교체 과정을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메시아를 찾고 이후 밀월을 즐기게 될 것”이라며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릴 무렵에는 미셸 오바마든 개빈 새 섬(캘리포니아주지사)이든 누구든 5~7% 포인트의 (지지율) 열세를 안고 출발할 정도로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이날 방송된 ABC방송 인터뷰에서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앤드류 맥케이브 전 FBI 부국장,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직 관리들 이름을 언급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확실히 조사받을 것이다. 매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일했지만 이후 그에게 등을 돌렸던 인사들이다. 배넌은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에 대해서도 “100% 감옥에 갇힐 것”이라며 “우리가 말하려는 건 정의이며 이는 전혀 보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배넌은 미 하원의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조사 특위 소환에 응하지 않아 의회 모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7월 1일부터 4개월간 코네티컷주 댄버리 연방 교도소에 수감된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