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오후 4시 이후 찾아오는 피로감 탓에 참패했다는 보좌진의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이 주장도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을 키우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카메라 앞에 서는 공개행사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한다”며 “그 시간대를 벗어나거나 해외 순방에서는 말실수를 저지르거나 피로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본사에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첫 번째 TV 토론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대결을 펼쳤다. 토론은 조지아주에 적용되는 미 동부시간으로 밤 9시에 시작됐다.
토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다소 어눌한 표정을 짓거나 말을 더듬는가 하면, 가끔은 맥락에서 벗어난 발언으로 고령 논란을 재점화했다. 1942년 11월생인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나이는 82세다. 재선에 성공할 경우 두 번째 임기를 완주하는 2029년이 되면 그의 나이는 87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후 4시 전에는 안정적이라는 보좌진의 해명은 되레 역풍만 몰고 왔다. 엑스에서는 “미국 정부가 오후 4시부터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멈추는가” “세계의 테러리스트는 참고하라. 오후 4시 이후에 활동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식의 비난이 빗발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토론을 계기로 민주당 안에서도 재선 도전 포기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는 물론, 부인 질 여사도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대선후보 자격은 오는 8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