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땅 경주서 복음하모니 퍼지다…그 속엔 美선교사 사랑있었네

입력 2024-06-30 16:55 수정 2024-06-30 16:55
서울신대 앙상블합창단이 지난 26일 경북 경주 한마음교회에서 무대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창단 제공

‘불교 도시’로 일컬어지는 경북 경주에서 복음의 하모니가 울려 퍼졌다. 복음 불모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을 격려하며 환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서울신학대(총장 황덕형 목사) 앙상블합창단(지휘 황현철)이 이 무대의 주인공이다.

앙상블합창단은 창단 45주년을 맞이해 지난 26일부터 4일간 경북 경주 여름 순회연주회를 진행했다. ‘부르심’(렘 1:7)이란 주제로 열린 순회공연은 경주 한마음교회(조요한 목사)와 열린교회(이원희 목사)를 비롯해 현대병원 동산병원 네스트빌요양원 등에서 펼쳐졌다.

지휘로 합창단을 이끈 황현철 서울신대 교수는 30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오랜 역사가 깃든 만큼 아름다운 도시인 경주는 불교 문화권 지역이자 국내 도시 기준으로 단위 면적당 교회가 가장 적은 곳”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이 복음을 접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땅인 만큼 아름다운 복음을 전하기 위해 경주로 나서길 결정했다”고 지역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앙상블합창단은 주한 동양선교회(OMS) 선교사로 파송된 미국 선교사 캐롤 미셸(한국이름 민지은·Carol Ann Mitchell·1940~2015) 교수에 의해 1979년 창단됐다.

1940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민 교수는 애즈버리대와 불터 음악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이후 하몬드 공립학교 음악 교사로 활동하던 중 해외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돼 서울신학대에서 음악을 가르쳤다.

민 교수는 후학을 양성하는 일 외에도 학생들과 함께 교도소와 양로원, 보육원 등에서 소외된 이웃들에게 무대를 선보이며 희망을 전했다. 그렇게 뜻이 맞는 학생들과 앙상블합창단을 창단했다. 창단된 해부터 45년 동안 1000회가 넘는 음악 예배와 음악회 찬양 집회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앙상블합창단은 서울신대 교회음악과 전공과목 수업으로도 자리 잡았다. 재학생 단원뿐만 아니라 수강생들도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강의 시작 20~30분 전에 미리 모여 예배를 드리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황 교수는 “앙상블합창단은 일반 합창단이 아닌 선교 합창단”이라며 “단원들이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한 공동체 안에서 영적 성장을 이루고 신앙생활을 더 풍부하게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순회공연에 반주로 참여한 김윤서(교회음악과·22)씨는 “이번 경주 사역을 통해 내 신앙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며 “무대가 신앙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리가 돼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신대 앙상블합창단이 무대에 오르기 전 준비하고 있는 모습. 합창단 제공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