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을 내는 것만큼이나 세금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 등 일부 미국주식이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진 투자자들이 많아졌고,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며 상속세 과세 대상이 느는 추세다. 또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해두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
김정남 NH투자증권 택스(Tax)센터장(회계사)은 지난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고액자산가는 물론 일반 투자자의 절세 컨설팅 수요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20대 고객도 공제 한도(10년 내 5000만 원) 안에서 먼저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고 따로 자금을 운용해 세금도 줄이고 수익도 내겠다며 문의해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NH증권은 투자자 세무 자문 컨설팅을 위해 2022년 5월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택스센터를 만들었다.
서학 개미(미국 주식 투자자)가 늘면서 양도 소득세를 줄이기 위한 수요가 커졌다. 국내주식과 달리 해외주식은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대면이나 전화는 물론 NH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세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주식 매도 전략을 제안받을 수도 있는 것은 경쟁사 대비 차별점이라는 게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날 재매수 하더라도 손실 난 종목을 전략적으로 매도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 등이 활용된다.
상속세 관련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상속세 공제 한도는 10억 원인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면서 해당하는 사람이 많아져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1억9957만원으로 집계됐다. 고액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부모가 서울에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다면 상속세 납부 고민을 하게 된다. 김 센터장은 “상속세율(최대 50%)이 낮지 않다. 순차적으로 사전 증여로 분산을 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포인트들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할때도 절세의 기술이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보유 주택을 둘 이상 자녀에게 지분으로 나눠 증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녀들이 나중에 본인 주택이 생기게 되면 2주택자가 되기 때문에 (세금이 늘어) 좋지 않은 방법”이라며 “자녀에게 현금이나 금융자산을 증여하고 자녀는 별도로 청약 저축통장을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면 절세를 위해서 연금저축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필수적으로 만들어 운용하길 권했다. 김 센터장은 “ISA는 투자 중개형이 생기면서 활용도가 높아졌다”며 “앞으로 세제 혜택도 커진다고 하니 대한민국에서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두 계좌는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장은현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