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연일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서방권이 이번에는 양측의 언론 활동 제재를 놓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25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주요 매체 81곳의 러시아 내 활동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이번 제재 리스트에는 프랑스 ‘AFP’, 독일 ‘슈피겔’, 스페인 ‘EFE’ 등 유럽연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통신사 및 각종 TV방송, 신문사가 포함됐다.
러시아 측은 “특별 군사 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진행 상황에 대한 허위 정보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EU 회원국의 언론 매체에 ‘대응 차원의 제한’을 부과한 것”이라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다.
EU는 지난 5월 러시아의 국영 매체 4곳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선전 활동을 일삼았다는 이유로 이들의 EU 내 활동을 금지한 바 있다.
EU 이사회는 당시 성명을 통해 “해당 매체들은 러시아 지도부의 직간접적 영향 아래 있으며,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및 주변국에 대한 위협을 주도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러시아 국영 매체 4곳 중 하나인 ‘유럽의 소리’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러시아의 조직적인 친러 공작 활동에 가담한 혐의를 받아 체코 정부로부터 제재를 당하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EU의 이같은 제재에 대해 25일 성명을 내고 “정치적 동기에 의한 언론 괴롭히기”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81개 유럽 언론사에 대한 러시아가 내린 제재를 “거울처럼 상응하는 조치를 갚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EU가 러시아 4개 매체에 대한 제한을 먼저 해제하면 접근 차단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폴리티코 유럽판 편집장 자밀 안데를리니는 “폴리티코를 포함한 유럽 전역의 언론사 기자들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용납할 수 없다. 언론인들은 공정하고 정확한 저널리즘을 실천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투옥당하는 등,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