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대 상권 교통대책 조령모개…트램, BRT 저울질 한창

입력 2024-06-25 11:40 수정 2024-06-25 13:20

광주 최대 상권이 형성될 광천동·임동 일대 교통대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도심 심장부가 될 이 구역에는 2028년까지 대형 복합쇼핑몰 2곳과 5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선다.

광주시는 “복합쇼핑몰 ‘더현대광주’ 건립과 2~3배 확장을 앞둔 신세계백화점이 영업 중인 임동·광천동 일대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또는 트램(노면전차)을 신설하는 방안을 신중히 따져보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민선 8기 이후 복합쇼핑몰 유치가 구체화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심각한 병목현상에 더해질 교통량 폭증을 감당할 대안으로 ‘도시철도 신설’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현재 건설 중인 도시철도2호선 상무역에서 기아 오토랜드를 거쳐 광천터미널(신세계백화점), 옛 전방·일신방직(더현대광주 예정부지), 기아챔피언스 필드, 광주역 등을 잇는 7.8㎞ 구간에 도시철도 3호선을 개통하는 방안이다.

시는 기획재정부와 건설교통부 등 중앙부처에서 3호선 건설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 논의결과 막대한 재정투입이 불가피한 도시철도보다 예산이 비교적 적게 드는 BRT 또는 트램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3호선은 대량수송이 가능하고 지상 교통혼잡을 완화하는 장점이 있으나 열악한 시 재정에 천문학적 건설비용이 부담된다는 것이다. 광주에서 가장 넓은 도로를 장기간 통제한 뒤 지하에서 공사를 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시는 이에 따라 비용이 저렴하고 설치가 쉬운 트램이나 전용차선을 달리면서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는 BRT를 도입하는 방안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향후 전문가 분석과 함께 주민 의견수렴 등을 통해 최적의 교통대책을 확정·발표할 방침이다.

지역 교통전문가들은 “트램과 BRT가 수송인원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으나 도시철도보다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며 “도시 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유연한 노선변경도 가능해 장기적으로 잇점이 많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시 당국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너무 오락가락 하는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광천터미널 등을 오가는 2.6㎞ 구간에 시비 720억원을 투입해 ‘수소 트램’을 자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보류한 바 있다. 이후 거론된 도시철도 3호선 추진도 유야무야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광천동 버스터미널 ‘유스퀘어’ 부지를 사들인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매장을 2~3배 넓히는 확장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말까지 인·허가를 마치고 내년 착공한 뒤 2028년까지 가칭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Art & Culture Park)’를 완공하는 게 목표다.

프로야구 경기 때마다 차량정체가 발생하는 임동 KIA 챔피언스필드 주변 옛 방직공장터에는 현지법인을 설립한 현대백화점이 여의도 ‘더현대서울’보다 1.5배 큰 ‘더현대광주’를 역시 2028년까지 특급호텔과 함께 개점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광천동과 임동 일대에는 재건축 등을 통해 향후 5년 이내에 5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공동주택이 분양될 예정이다. 향후 3~4년간 초대형 도심 개발이 이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유력하던 도시철도보다는 트램, BRT 두 방안을 놓고 마지막까지 저울질을 하고 있다”며 “공사·유지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게 들면서 복합쇼핑몰 2곳 동시개장과 수천세대 아파트 분양에 따른 교통대란을 줄일 합리적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