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카친주 주도인 미찌나에 사는 자 누완(Ja Nwang·54)씨는 오래전부터 암으로 투병 중이다. 그는 “어렵게 인근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가 여기서는 치료가 힘드니 의료장비가 더 많은 만달레이나 양곤으로 가라고 했다”며 “하지만 너무 먼 거리 탓에 차마 갈 수 없어 병세가 점점 심해지고 통증도 더 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아세안친선협회(KAFA·이사장 홍정길 목사)가 24일 누완씨처럼 인구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소수민족 카친족이 의료 서비스 공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현지 병원 건립 지원에 동참을 호소했다.
KAFA는 현지 카친침례교단(KBC)이 미찌나에 추진 중인 카친기독병원 건립을 돕고 있다. 누완씨는 KAFA에 “카친기독병원이 세워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병원이 빨리 완공될수록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KAFA에 따르면 누완씨처럼 의료혜택을 기대하며 하루속히 병원이 건립되기만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쿠데타 정권에 더해 불안한 현지 경제로 병원 건립이 지체되고 있다.
의사로서 카친기독병원 건립 초기인 2016년부터 함께 사역을 진행했던 우성 램프메디칼에이드 이사는 KAFA에 “카친주는 지리적으로나 행정적으로 의료서비스가 낙후된 지역이다”며 “특히 산모와 아이들을 위한 병원 건립 필요성과 간절함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으로 중단된 카친기독병원이 완공돼 병원 진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또 하나의 좋은 선교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며 “참혹한 내전으로 인해 날로 증가하는 환자와 난민들에게, 카친기독병원이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를 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KAFA는 병원 건립 지원 외에도 KBC를 도와 현지 이재민과 난민을 위한 임시 대피소 설립과 식량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