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채상병 특검법 찬성’… 尹과 ‘또’ 각 세우기

입력 2024-06-24 13:18 수정 2024-06-24 14:02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월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윤웅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전 위원장은 24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제삼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 “대법원장이 특검을 선정하는 내용”이라며 “합리적 대안 제시 없이도 이 논란을 종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선수(민주당)가 심판(특검)을 고르는 민주당 법안을 민주당이 고집한다면 그 법은 통과되면 안 된다”며 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의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민주당이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에는 반대하지만 이 사건 수사를 특검에게 맡기는 것 자체에는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의 ‘강공 모드’에 여당은 술렁이는 분위기다. 친윤계 중진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먼저 나서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과 각 세우고 싸우자는 이야기”라며 “용산에 대한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특검법도 야당이 발의했는데 (찬성) 여론이 높으면 특검을 하겠나, 묻고 싶다”고 말했고, 윤상현 의원도 YTN라디오에 출연해 “의도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당 대표, 당정관계 파탄이 불 보듯 뻔하다. 대통령의 탈당을 원하는 것이다.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적 의혹이 없나”고 되물었다.

한편 곽규택 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전 위원장의 특검법 도입 주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의 입장이 있을 수 있나”라며 특검법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이미 특검이 아니고서는 국민적 의혹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한 전 위원장에 힘을 실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