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상자는 4명이지만, 현장에 있던 근로자 20여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정확한 인명피해 규모는 추후에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24일 오전 10시31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1명이 사망했으며 1명은 중상·2명은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끝내 숨졌으며, 중상자 1명은 아주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2명은 연기흡입 및 발목 부상으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귀가했다.
현재 일부 근로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만큼 추가 인명피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진영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이날 오후 현장에서 진행된 1차 브리핑에서 “오늘 근무자는 모두 67명으로 추정되는데 정규직과 당일 일용근로직이 섞여 있다 보니 정확한 작업 인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연락이 되지 않는 인원은 21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회사 관계자 협조를 얻어 전화번호를 통해 위치추적을 준비 중이다.
아리셀은 리튬 배터리를 제조해 완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로, 이 공장 3동에는 최소 3만5000여개의 배터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진압에 나섰다. 대응 2단계는 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가 동원되는 경보령이다. 현재 소방관 등 인원 145명과 펌프차 등 장비 50대가 동원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리튬전지는 일반적인 진화 방식으로 불을 완전히 끄기 어렵고, 불길이 매우 거센 상태여서 화재 진화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과장은 “리튬 배터리는 금속성 물질이라 물로 진화할 수가 없다”며 “마른 모래와 팽창 질소를 준비해 놓고 있는데 내부에 진입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선착대 도착 당시 내부에 있던 배터리 셀이 연속 폭발하며 급격히 불이 번져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현재 구조 대원이 내부로 들어가 수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소당당국은 우선 큰 불길을 잡는대로 자세한 화재 경위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과장은 “배터리 셀 하나에서 폭발적으로 연소가 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목격자는 불이 난 공장 건물 3동 2층에서 대피한 공장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이 화재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다수 인원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음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가동하기로 했다. 중대본부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낮 12시36분 중대본 회의를 열고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지자체는 긴밀히 협조해 피해확산 방지에 주력해달라”며 “소방 등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과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