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열린 한 국제축구대회가 평화와 이해를 촉구하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담은 축복 기도로 시작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미국 스포츠야후 등 외신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2024’ 개막식에서는 장내 축복 기도가 울려 퍼졌다. 아르헨티나의 한 교회의 설립자인 에밀리오 아구에로 에스가이브 목사는 이날 자국과 캐나다 간 대회 첫 경기를 앞두고 짧은 기도문을 낭독했다.
에스가이브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그는 우리에게 평화와 이해, 용서를 요청하셨다”고 했다. ‘믿는 자에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씀도 전하며 “이는 우리에게 희망을 잃지 말며 위대한 일을 위해 모든 것이 가능하고, 이를 믿으라고 격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미대륙의 모든 국가와 축구팀, 선수, 모든 후원자, 당국 관계자와 그 가족 전체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한다”고 했다.
에스가이브 목사는 스페인어로 기도했고, 이 내용은 영어로 통역도 됐다. 축복 기도는 경기장에 울려 퍼진 것은 물론 TV 방송으로도 송출됐다.
남미축구연맹 주관하고 피파(FIFA·국제축구연맹)가 공인한 국제 대회가 기독교적 메시지로 시작됐다는 점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평화와 화합 등 내용이 긍정적이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이 메시지를 크게 반겼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기독교적 메시지를 전한 전례가 없었으며, 이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에스가이브 목사가 과거 동성애 관련한 과격 발언을 싸잡아 비판하는 이들도 나왔다.
기독 단체인 라틴복음주의연맹의 후안 크루즈 첼라마레 회장은 한 기독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평화와 희망, 용서를 상징하는 십자가의 메시지는 코파아메리카2024 개막식의 핵심 메시지였다”며 “남미축구연맹의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회장도 이런 메시지 선포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