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1일 한국 민간단체가 전날 대북전단을 살포한 데 대해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렸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대북 전단을 문제 삼으며 감행했던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국경부근에는 또다시 더러운 휴지장과 물건짝들이 널려졌다”며 “국경부근의 논과 저수지기슭, 과수밭에서 더러운 물건짝들이 발견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며 “보도를 통하여 혐오스러운 탈북자 쓰레기들은 삐라를 우리 국경너머에로 날려보낸 데 대하여 숨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전날 밤 경기도 파주에서 북쪽으로 대북전단 30만장과 한국 드라마∙트로트 등 동영상을 저장한 이동식저장장치(USB) 5000개, 1달러 지폐 3000장을 20개의 대형 풍선으로 띄워 보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담배꽁초, 퇴비 등이 담긴 ‘오물풍선’을 날 맞대응한 바 있다. 오물풍선 살포는 9일까지 4차례나 이어졌다. 전국에서 발견된 풍선은 1000여개에 달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도 북한 오물풍선에 대한 대응으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전부 효력 정지하고 접경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를 통해 탈북단체와 접경지역 주민들 간의 ‘남남갈등’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탈북단체를 직접 언급하며 “자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