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골프선수 박세리가 오랫동안 부친의 빚을 대신 갚아 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데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박세리 부친을 향해 일침을 놨다.
홍 시장은 20일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박세리 사건을 언급하며 “시장님이 생각하는 아버지의 자격이 뭔가”라고 질문하자 “부모는 자식에 대한 무한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홍 시장은 “(그런 면에서) 박세리 일은 본말이 전도됐다”면서 “부모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주고도 더 필요한 게 더 없는가 살피는 존재인데 박(세리) 이사장의 경우 딸이 아버지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온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박세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세리 부친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박씨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는 과정에서 박세리희망재단 도장을 위조했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재단 측이 박씨를 고소한 것이다.
박세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 이전에도 부친의 채무를 수차례 대신 변제해 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족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왔지만 아버지의 채무 문제는 하나를 해결하면 마치 줄이라도 서 있었던 것처럼 다음 채무 문제가 생기는 것의 반복이었다. 그러면서 문제가 더 커졌고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부친 박씨는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버지니까 그래도 나서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도장을) 몰래 만든 게 아니다. 재단 설립 전 세리인터내셔널 회장 시절 만든 도장을 사용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박세리는 다음 날인 지난 19일 인스타그램에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저의 또 다른 도전과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껏 내가 해야만 했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했던 것들, 그간 내 생각과 노력, 그 모든 게 저의 착각이었을 수 있다는 어쩌면 그 또한 저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