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조 규모 자산 외국 VC, 한국 ‘트래블월렛’에 첫 투자

입력 2024-06-23 00:03

35조원 규모의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가 최근 한국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주인공은 해외 카드 결제, 환전, ATM 출금 수수료 0원 등 3無 혜택을 내세워 고객을 끌어모은 글로벌 페이먼트 서비스인 트래블월렛이다.

20일 트래블월렛에 따르면 최근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는 트래블월렛에 기존 투자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받았다. 약 5.2%의 지분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트래블월렛은 시리즈C 펀딩으로 197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트레블월렛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라이트스피드의 선 제안으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라이트스피드는 트래블월렛의 클라우드 기반 지불결제 기술을 주목했다. 또 미국 등 글로벌 시장과 IT컨퍼런스 등에서 트래블월렛의 이름이 거론돼 라이트스피드가 트래블월렛에 먼저 연락하면서 투자가 진행된 것이다.

라이트스피드는 35조원 규모의 자산(AUM)을 운용하는 VC다. AUM만 놓고 보면 전 세계 6위에 해당한다. 라이트스피드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컬리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라이트스피드를 세콰이어캐피탈에 이은 글로벌 최고의 VC로 평가한다. 세콰이어캐피탈은 구글, 유튜브, 엔비디아 등 초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기 전 초기에 투자한 VC이다.

트래블월렛은 해외 어디서나 비자 가맹점에서 자사 카드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0원이다. 180만원 한도 내에서 충전된 돈을 현지 통화로 자동으로 환전해 결제된다. 이런 편리함 덕에 지난 4월 기준 누적 카드 발급이 530만장을 넘겼다.

트래블월렛의 김형우 대표는 “트래블월렛이 보유한 클라우드 기술이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고 있다”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트래블월렛의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라이트스피드와 같은 글로벌 투자사들과 함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