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앞에 선 단독자’ 키르케고르의 신학적 관점 살린 번역서 나왔다

입력 2024-06-20 15:06
덴마크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쇠렌 키르케고르의 초상. 위키피디아 제공

‘신 앞에 선 단독자’로 널리 알려진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1813~1855)의 역작 ‘사랑의 실천’(Works of Love)을 신학적으로 조명한 책이 나왔다.

한국키르케고르연구소(소장 오석환 목사)는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랑의 실천 1’(카리스아카데미) 출간 배경과 관련 콘퍼런스 일정을 소개했다. 책은 2부로 구성됐으며, 2부는 오는 12월 발간한다.

키르케고르는 1847년 기독교적 사랑과 그 원칙을 전하려는 의도로 이 책을 펴냈다. 그가 “내 책 가운데 가장 완벽하고 진실한 작품”이라고 자평한 저작 중 하나이기도 하다. 키르케고르는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롬 13:10) 등의 성경 구절을 파고들면서 신약성서 속 ‘아가페 사랑’을 논증한다. 그러면서 “사회의 참된 변혁은 공산주의 혁명이 아닌 기독교적 사랑의 실천에 있다”며 “기독교적 사랑은 변하지 않고 절대적이지만 현 기독교(덴마크 루터교회)는 사랑이 무엇인지 잊었다”고 비판한다.

'사랑의 실천 1' 번역자 중 한 명인 이창우 카리스아카데미 대표가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 출간 배경을 전하고 있다.

책은 1979년 ‘사랑의 역사’란 제목으로 국내에 이미 출간된 바 있다. 이 책의 번역자 중 한 명인 이창우 카리스아카데미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키르케고르 기독교적 사상의 본질을 살리고자 원서 속 신학적 용어를 성서적 표현으로 번역했다는 점에서 (이전 책과) 차별성이 있다”고 했다. 또 “각 장과 소제목에 키르케고르의 생전 일기, 원문에 인용한 성경 구절 등을 참고자료로 실은 것도 특징”이라며 “두 번역서를 비교하며 읽는다면 문장의 의미를 숙고하고 삶에 이를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키르케고르의 기도’와 ‘죽음에 이르는 병’ 등도 기독교적 가치를 반영해 새로이 번역할 예정”이라며 “향후 국내외 키르케고르 연구소와 협력해 국제학술대회도 열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책 출간을 기념해 오는 7월 13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 광림사회봉사관에서 ‘사랑의 실천 콘퍼런스’도 연다. 기조연설은 오석환 소장이, 주 강사는 책 번역자인 최정인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 객원교수와 윤덕영(파주 삼성교회) 목사, 이 대표가 맡는다. 스벤 올링 주한덴마크 대사는 축사를 전한다.

글·사진=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