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대구 북구의 한 신축아파트 옥상에서 누수가 발생해 입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입주해 거주한 지 한 달 밖에 안됐는데 거주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공사를 믿을 수 없다”며 안전점검 재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20일 대구 북구 전자민원창구에는 ‘워터파크 맛집으로 소문난 A아파트’ ‘A아파트 누수 관련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 ‘A아파트 부실공사와 관련해 전면 재검해야합니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민원 글 작성자 중 한 명은 “4월 30일 입주 예정이던 A아파트의 준공요건 미비로 임시사용승인이 났다”며 “그 이후 입주민들의 세대별, 공용부 모든 면에서 부실시공이 발견돼 준공승인 반대 민원을 수백 건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실에 대한 보수가 제대로 이뤄진 후 준공승인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난 18일 발생했다. A아파트의 한 동에서 물배관이 터지면서 복도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작성자는 “물배관은 몇 시간 동안 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게 만들었다”며 “해당 동은 누수가 빈번하게 있었는데 그 때마다 누수 지점만 하자 처리할 뿐 예방에는 노력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해당 동의 누수가 의심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시공사에 전달했으나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며 “이후 물배관이 터져 수십톤의 물이 계단, 엘리베이터로 흘러들어 엘리베이터에 입주민이 갇혀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적었다.
그는 “본 아파트 전수조사를 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누수가 발생한 동은 지난 준공 전 점검에서 누수가 확인된 3곳 중 한 곳이다. 대구 북구청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누수 확인 후 하자 보수를 모두 확인했다”며 “수압 때문에 연결 부위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에 확인한 결과 누수 부분이 모두 마무리됐다”며 “누수로 차오른 물이 빠진 후 시공사가 하자 보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