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식당·가게에 쓰라고 쿠폰 1200장 나눠…이 교회의 교회창립 기념 ‘클라쓰’

입력 2024-06-20 10:56 수정 2024-06-20 11:00
이정화 권사와 가족들이 빛과소금교회에서 제공한 '지역사랑나눔쿠폰'을 들고 있다. 이정화 권사 제공

교회의 기쁨을 지역 사회로 퍼트려 지역과 상생을 실천한 교회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정화 권사(51)는 오랜만에 5식구가 모두 모이는 가족 식사를 계획했다. 지난 9일 교회에서 나눠준 1만원짜리 ‘지역사랑나눔쿠폰’을 사용하기 위함이다. 지역사랑나눔쿠폰은 경기도 남양주 빛과소금교회(김한원 목사)가 창립 기념을 맞아 교회 인근 지역 상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 교환권이다.

이 권사는 “이 쿠폰을 교회 인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어디서 쓸지 가족끼리 논의하고 고민하면서 이번 행사가 가족 간 즐거운 대화 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쿠폰을 사용한다고 하면 식당 주인분들이 반겨주신다. 지역을 위해 고민하고 애써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별가람고등학교 3학년 이지훈(18)군은 이 쿠폰을 평소 가보고 싶었던 카페에서 사용할 계획이다. 이 군은 “용돈만으로는 지금의 외식 물가를 감당하기 힘든 점이 있다. 쿠폰 덕분에 평소에 부담스러웠던 디저트 등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학생들보다 지역 소외된 어르신 분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이 군은 “운동도 안 하시고 끼니 대충 챙겨 드시는 어르신들이 이 쿠폰을 핑계 삼아 외식하시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고 덧붙였다.
지역사랑나눔쿠폰 사용이 가능한 상가 지도. 빛과소금교회 제공.

빛과소금교회가 교인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발행한 1만원짜리 교환권은 1200장이다. 액수로 최대 1200만 원이 교회 인근 34개 식당과 가게로 흘러가게 된다. 교인이 운영하는 상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가가 교회와 무관하다. 다운분식은 이번 행사에 참여한 34곳 중 하나다. 다운분식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교회를 안 다니고 있지만 교회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해주니 감사하다. 교회가 발전할 것 같고 교회에 대한 인식도 좋아졌다”고 했다.

김한원 빛과소금교회 목사는 “교회 창립을 맞아 교회와 지역 사회 모두에 뜻깊은 선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전도의 목적이 아니므로 상인분들이 ‘교회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